가족 나들이
토요일 이른 아침 설레이는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기차안에서 내리 코를 바락바락 골며 일어나니 구미.
지루한 기차여행에 잠 만큼 시간보내기 좋은 이벤트도 없을 듯, 여차여차 처가집에 도착, 대자로 잠들어
있는 건우를 보니 마음같아서는 깨워서 안아주고 비벼주고 싶지만 요즘 한 땡깡한다는 말에 참아보기로 했다.
일어난 건우는 옆에 있는 엄마, 아빠보다 외할머니를 찾아 울면서 밖으로 기어 나간다. 이런 낭패가 있나,
1주 혹은 3주일마다 보는 옆집 아줌마, 아저씨보다 매일 먹이고 재워주고 안고어울러주는 할머니가 엄마인건
당연하지...
이번 우리가족은 좀 먼곳으로 건우 코구멍에 바람을 넣어주기로 하고 금오산을 다녀왔다. 초 가을 햇살이
나들이 하기에는 좋았으나 건우를 등에 엎고 거의 7키로 정도의 카메라 가방을 멘 나의 온몸은 금방 땀으로
범벅, 하지만 처음으로 아빠 노릇을 제대로 하는 것 같은 뿌듯함과 나들이 내내 이런 것이 가족이구나 하는
묘한 감정이 힘들다는 느낌보다는 즐거움이 더한 하루였다.
아빠의 힘은 자식에게서 나온다는 말을 몸소 느낄줄이야!
자고 있는 모습만 봐도 왜이리 신기한지, 도착하자 마자 너무 이뻐서 찍은 사진이다.
많은 사진중에 강한 인상의 이런 모습이 왜이리 좋아보이는지. 눈빛을 보니 해병대 보내야 겠다.
건우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나비"다. 짜증낼 때 "나비야~나비야~" 노랠 부르면 이상하지 만큼
노래소리에 집중하고 조용해 진다. 그래서 건우를 부를 땐 가끔 "나비야"라고 한다.
손끝 동작에서 나오는 한마리 나비의 모습이 보이는지?(아빠만 보이나? 쩝~~)
자~! 출발하자고~~(금오산 가기에 앞서 아파트교통반사판 앞에서)
마냥 즐거운 건우(금오산에서)
금오산 계곡 그늘에서 건우의 나빌레라~~ 옹헤야~~
엄마와 함께(이런 3식구 함께 찍은 사진이 없다).
어느덧 혼자서 밀차도 가지고 놀고...
아빠 카메라만 보면 그저 헤~~~
건우야 고추보인다.ㅋㅋㅋ
"저희 건우 웃음만큼 여러분의 뜻하는일이 활짝 피길 바랍니다."
- 건우 가족드림 -
(건우를 직접 보지 못하는 건우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사진양이 많습니다.)
2004/08/30